영국 작가 조앤 G. 로빈슨의 'When Marnie was there' 가 원작인 일본 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를 봤다. 지브리사가 제작하고 애니메이션 <마루밑 아리에티>를 감독한 요네바야시 히로마사가 감독을 맡았다.
포스터만 봤을 땐 소년,소녀의 풋풋한 로맨스인 줄 알았다. 머리가 짧은 12살 소녀 안나는 천식이 있는 병약하고 어딘지 모르게 우울한 아이다.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은 뒤 어떤 가정에 입양되었는데 클수록 말이 없고 우울해져 착해 보이는 양어머니가 무척 걱정한다. 의사의 권고로 양어머니의 친척이 사는 공기 좋은 곳으로 안나는 잠시 요양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안나는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조용히 살려 하는데 동네 아이와의 사소한 일로 잠재되어 있던 불만이 폭발하는 일이 발생한다. 혼자 도망치듯 뛰어 가다가 늪지 건너편에 있는 주택을 발견하는데 안나의 마음이 강하게 그곳으로 끌린다.
안나는 폐가로 보이는 주택에서 마니라는 금발소녀를 만나는데 안나의 성격으로 보아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지 않은데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금새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된다. 안나가 폐가와 시골집 사이를 번갈아 가는 동안 점점 안나는 밝아지며 행복해 보이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마니는 안나에게만 보이는 존재라는걸 알게 된다. 늪지 건너편에서 항상 그림을 그리는 한 여성과도 친해지는데 나중에 안나에게 폐가에 얽힌 스토리를 말해 주는 중요한 인물이다.
밀물일땐 배를 타고 주택에 갈 수 있는데 과묵한 할아버지가 안나를 태워 준다. 배안에서 폐가를 스케치하는 안나.
폐가에 새로 이사온 소녀와 안나는 친해지게 되는데 이 소녀가 마니의 다이어리를 발견한다.
건강을 회복한 안나가 소녀가 발견한 그림을 화가에게 보여 주었는데 놀랍게도 그림 뒷면엔 화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화가는 안나에게 마니와 관련된 스토리를 말해 준다.
안나와 환상속에서 존재하는 마니와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영화를 보면서 계속 궁금했는데 마지막 부분에 깔끔하게 이야기를 잘 매듭지었다. 자신에 대해 항상 부정적이고 우울한 12살 안나가 요양차 떠난 시골집에서 일어난 일들로 인하여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 들이고 성숙해지는 과정이 마니라는 환상의 소녀가 도움이 되었다. 얽히고 설킨 관계의 환상의 소녀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본모습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고 싶게 만드는 좋은 애니메이션이다. 영화 주제가는 'Fine On The Outside' 로 한국인 어머니를 둔 싱어송라이터 프리실라 안이 불렀는데 고교시절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 학생식당에 밥을 먹는 등의 외톨이 경험을 떠올리면서 만든 곡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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