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가 배경인 일본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를 봤다.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각본, 연출하였다. 도시를 떠나 아빠와 시골로 이사한 '사츠키'와 '메이'는 걸어다니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시종일관 뛰어 다니는 캐릭터의 아주 씩씩한 여자아이들이다. 하야오의 작품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의 캐릭터는 대부분 강하고 명랑하다. 하야오의 성격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의 모습을 그림에 투영하지 않았을까 하는.
사츠키와 메이는 이삿짐과 같이 트럭 뒷 칸에 앉아 시골로 이사한다. 트럭에 있는 책상 밑에서 둘은 벌써부터 신이 나 있다. 낡은 시골집은 삐걱거리고 먼지투성이지만 둘은 새 집 탐험을 신나게 한다. 집 여기저기에서 도토리가 발견되고 문을 열자 뭔가 시커먼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놀란 아이들은 아빠에게 말하지만 아빠는 귀신이 사는 집에 사는 것이 꿈이였다고 더 좋아한다.
근처 병원에서 요양중인 엄마를 대신해 집안일을 하는 딸 사츠키는 동생 메이의 도시락까지 싸놓고 학교에 간다. 아빠는 대학교에서 일을 하는데 집에서 일하기도 한다. 메이가 도시락을 메고 집 근처를 탐험하다가 신기하게 생긴 캐릭터를 발견하고 숲 속으로 쫓아간다.
좁은 통로로 쫓아 가다 굴러 떵어진 곳에서 잠자고 있는 거대한 털복숭이를 발견하고 짗궃게 장난치면서 놀다가 잠이 들어 버린다. 토토로라 이름 지어 주고. 토토로는 도토리나무의 신, 또는 숲의 정령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사츠키가 메이를 찾는다. 집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메이가 근처에서 놀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숲 속 땅위에서 잠들어 있는 메이를 발견한 사츠코, 메이는 신이 나서 사츠코에게 토토로 만난 이야기를 한다.
이웃집에 사는 남자 아이 칸타는 처음에는 무뚝뚝하고 별로 살갑게 사츠코를 대하진 않지만 비오는 날 자신의 우산을 빌려줄 정도로 마음이 따뜻한 아이다.
비가 많이 와서, 우산을 가져 가지 않은 아빠가 걱정된 사츠코는 메이와 버스 정류장으로 서서 우산을 들고 기다린다. 기다리다 지쳐 졸려 하는 메이를 등에 업고 아빠를 태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산 아래로 왠 털복숭이 발이 보인다. 빼꼼히 우산 바깥으로 위를 쳐다 보니 거대한 토토로가 비를 맞고 있다. 사츠코는 들고 있던 아빠의 우산을 쓰라고 토토로에게 건네 준다. 깜깜한 숲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맞으며 동생을 업고 있는 사츠코옆에 서 있는 숲의 정령 토토로. 왠지 든든하다. 토토로는 고양이 버스를 타면서 잠을 깬 메이에게 작은 초록색 꾸러미를 건넨다. 집에 와 꾸러미를 풀어 보니 그 안엔 다양한 크기의 도토리가 들어 있다. 사츠키와 메이는 집 앞 마당에 도토리를 심고 메이는 언제 싹이 나오나 매일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 쳐다본다. 메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무척 사랑스럽게 표현되었다.
잠을 자다 깬 사츠코는 거대한 토토로, 중간 토토로, 미니 토토로가 도토리를 심은 곳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본다. 메이와 같이 토토로들에게 달려가 같이 씨앗에서 싹이 나오게 하는 의식을 한다. 순식간에 싹이 나오고 동화 '잭과 콩나무' 처럼 쑥쑥 커서 거대한 도토리 나무가 된다.
주말에 잠시 집에 다녀갈 예정이였던 엄마가 상태가 안 좋아져서 못 오게 되자 실망한 메이는 자신이 딴 옥수수를 들고 혼자 엄마가 있는 병원을 찾아 가는데....
1988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디즈니 영화 '토이 스토리'에서는 카메오로 토토로가 출연하기도 하였다. 토토로 옆모습은 지브리사를 대표하는 로고가 되었다.
일본의 풍경을 재발견하고, 일본의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어릴 적 나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이웃집 토토로를 만든 미야자키 하야오가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1분 영상을 만드는데 한 달 걸린다는 미야자키 하야오, 그의 마지막 작품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가 곧 일본에서 개봉된다고 한다. 예고 영상없이 포스터 한 장만 알려져 있는 그의 작품이 기다려진다.
1937년 요시노 겐자부로가 쓴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원작으로 삼았다. 중학교 2학년생인 코페르가 일상에서 발견한 물음에 멘토격인 외삼촌이 일기와 대화로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이 발간된 즈음엔 일본의 군국주의가 기세를 더해 언론, 출판에 많은 제약을 가하였다. 한 때 금서로 지정되기도 하였지만 출판이 재개되어 지금까지 청소년을 위한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청소년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으므로 그들에게 편협한 국수주의와 반동사상을 뛰어넘는 자유롭고도 풍요로운 문화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든 알려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이 책이 포함된 문고 시리즈의 기획 의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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