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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로버스 2023. 3. 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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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시리즈 세번째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봤다. 감독의 전작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 에서 처럼 청소년이 주인공이다. 세 편 다 자연 재해를 다루고 한 소녀가 남자 주인공과 함께 힘을 모아 재난을 막고자 하는 게 공통된 스토리 라인이다.

 

스즈메의 문단속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이모와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등교길에 폐허를 찾는 청년 소타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문을 찾고 있다는 소타의 이상한 말에 이끌리듯 산 속 폐허를 찾은 스즈메는 허름한 문을 발견하게 된다. 스즈메는 호기심에 그 문을 열자 땅에 있는 요석을 발견하게 된다. 스즈메가 요석을 든 순간 순식간에 요석은 고양이 다이진으로 변해 도망간다. 개봉된 요석때문에 열린 문으로 재앙을 상징하는 보라색 미미즈가 나오면서 마을 전체를 덮으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소타가 스즈메와 같이 힘을 모아 문을 닫는데....

 

다이진

 

이 영화는 실제 100년전 일본에서 일어났던 관동대지진과  3.11 동일본대지진을 다루는데 다이진과 미미즈라는 우리에겐 생소한 두 단어가 주축이 된다. 다이진은 대신,장관,신이란 뜻이며 미미즈는 지렁이란 의미다.

 

김인영의 어류도감에서 발췌

 

지진이 잦은 일본은 지진에 관한 설화도 많은데, 이 중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에 쓰인 설화는 타케미카즈치(建御雷)와 메기의 전설이다. 거대한 메기가 지하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고, 그걸 타케미카즈치가 거대한 돌 두개로 머리와 꼬리를 눌러 움직임을 봉인했다는 전설이다. 메기가 지진을 일으킨다는 발상은 새들처럼 지진징조가 일어나기 전에 메기들의 행동이 활발해지는 현상이 관찰돼서 온 데 기인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미미즈

 

소타가 문을 봉인하면서 외우는 주문을, 대신 스즈메가 해야 되었을 때 소타가 이 폐허가 된 지역에서 살았던 사람들을 떠올려 보라고 스즈메에게 말한다. 스즈메는 필사적으로 문을 닫으려 애쓰며 머리로 떠올리려고 하는 순간, 평화로운 음악이 나오며 지금은 폐허지만 그 곳에서 일상을 살아갔던 사람들의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오버랩되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365일중에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 이틀있다고 한다. 어제와 내일. 과거의 기억속에서 어린 스즈메가 만난 사람은 미래의 스즈메였다. 사라진 엄마를 애타게 찾던 어린 스즈메를 위로하는 현재의 스즈메는 소타와의 문단속을 통해 혼자 일본을 여행할 수 있을 만큼 강하게 성장했다. 그래서 마음 한 구석에 있던 울고 있는 어린 스즈메를 어루만져 줄 수 있었다.이 영화는 재난영화로 평하여지지만 내겐 왠지 잘 만든 성장영화로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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