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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로버스 2023. 5. 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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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스미노 요루의 원작 소설이 2017년에 실사영화로 제작되고 2018년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봤다. 제목이 기괴해서 계속 안 보고 있다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보게 되었다. 보길 잘했다. 고등학교때부터 글을 쓴 작가는 웹사이트에 올린 이 소설이 출간되면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애니메이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췌장이란 단어는  2004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뉴스에서 처음 접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췌장을 먹고 싶다고 한 이유를 알고 나면 마음이 아릴 것이다. 스미노 요루는 한 인터뷰에서 췌장이란 단어를 쓴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췌장’(*일본어로는 스이조우すいぞう)이라는 발음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 뭘 하는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기관이었기 때문에 더욱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예스 24)

 

남자 주인공 하루키의 내래이션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사쿠라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 하루키가 책꽂이에서 책 한 권을 꺼내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도입부가 조용히 강렬하다. 하루키는 친구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책을 읽으며 보내는 약간 어두운 학생이다.  맹장 수술 후 병원에 간 하루키는 병원에서 의자위에 놓여 있는책 한 권을 우연히 발견한다. 

 

 

 

 

같은 반 인기녀인 사쿠라의 일기인 공병문고를 읽고 사쿠라가 췌장암으로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노트를 찾으러 온 사쿠라는 하루키가 자신의 일기를 읽는 모습을 보고도 별로 당황하지 않고 발랄한 모습으로 둘만의 비밀로 하자고 말한다. 사쿠라는 병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일상을 기록하는 노트 이름을 공병문고라 하였다. 

 

사쿠라는 자신과 너무 다른 스타일의 하루키를 향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생긴다. 그래서 사쿠라는 그가 방과 후 일하는 도서관에 도서위원으로 지원해 같이 일하게 된다. 하이톤의 목소리에 너무 발랄한 사쿠라가 부담스러운 하루키는 무덤덤하게 자신 모습 그대로 그녀를 대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 둘이 같이 다니며 친해 보이는 모습에 친구들은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사쿠라는 베스트 프렌드인 교코에게 남자 친구는 아니라고 말하며 그녀를 안심시킨다. 하루키와 사쿠라는 부모님에겐 비밀로 하고 1박으로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게 된다.

 

영화 내내 하루키란 이름은 아무에게도 불려지지 않는다. 사쿠라도 '야'라고 하고 딱히 이름을 부르는 장면이 없다. 나중에 사쿠라가 죽은 후 그녀의 공병일기를 하루키가 읽는 장면이 나오는데 콧등이 시큰해진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던 어느 시인의 시가 떠오른다.

 

 

 

 

 

 

원작 소설의 표지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런드로의 수채화 그림의 톤이 무척 마음에 든다. 감독 우시지마 신이치로는 영화 배경으로  70,80년대 감성이 많이 남아 있는 도야마현의 다카오카시를 참고하여 그렸는데 디자인 전공 출신답게 도서관이나 사쿠라의 집을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소설 표지에 쓰인 런드로의 그림(출처;예스24)

 

 

 

도서관

 

 

남자 주인공 하루키란 이름은 봄의 나무란 의미인데 여자 주인공 이름 사쿠라는 벚꽃이란 의미이다. 사쿠라를 닮은 벚꽃은 봄에 일,이주 정도 짧은 기간 화려하게 만개해 봄의 기쁨을 세상에 알리고 허무하게 사라지는 꽃이다. 사쿠라가 하루키의 삶에 따뜻한 봄으로 다녀 간 것 같다. 아름다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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